혹은2010. 5. 22. 18:36

  0. 이 글은 특정 연예인을 겨냥하지 않았습니다.





  1. 어떤 잘못, 이를테면 음주운전이나 표절이나 군입대 관련 비리나 폭행 등을 저지른 연예인이 있다고 치자. 사람들은 그를 열심히 깔 것이다. 물론 평소 좋은 이미지를 획득해 둔 김제동이나 김장훈이나 유재석 같은, 국민 대부분이 좋은 정서로 받아들이는 연예인의 경우라면 그 피해는 덜하겠지만. 호감도가 정말 높거나 연령대가 높다면 좋게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2. 아마 김구라처럼 기존에 비호감인 연예인이라면 비난의 수위는 훨씬 높아질 것이다. 과거에 묻혀있던 혹은 적당히 넘어갔던 일들이 파헤쳐질 가능성도 있다.

  3. 비호감 연예인이라면 말할 것도 없지만, 그런 것과 별개로 아이돌의 경우라면 훨씬 심한 공격을 받을 것이다. 비난의 정도를 예측하자면 여자아이돌<남자 아이돌이 될 것이다.

  3-1. 이 경우, 팬덤이 움직일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 그리고 팬덤의 움직임은 더 많은 마찰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팬들이 옹호글을 쓰는 과정에서 '팬 아닌 척'을 하며 글을 올리는 일도 잦다. 네티즌 사이에는 카스트가 존재하는데, 오타쿠와 아이돌의 팬은 카스트에서도 바닥에 있기 때문이다. 나는 사회적 인식만 놓고 따졌을 때, 아이돌의 팬이 오타쿠보다 훨씬 낮은 카스트가 아닐까 생각한다.

  3-1-1. 이 과정에서 옹호글이 웃음의 소재와 그 아이돌의 팬덤 전체를 까는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예를 들어 "저는 아이돌을 잘 모르는(팬이 아니라는 포석) N살의 남자(아주머니/학부형/학교 선생님/지나가던 떡집 아저씨)입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 연예인 BBB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심한 것 같습니다."

  ex) 술에 취해 택시기사를 폭행한 아이돌 C군의 경우.
    "저는 개인택시 10년 경력의 택시기사입니다. 주로 여의도 근처에서 택시를 몰다가 종종 연예인들이 수모를 당하는 경우를 많이 보는데요, 연예인은 기사에 나면 안된다는 사실을 이용해서 바가지 요금을 씌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술을 먹은 연예인의 경우는 더 심하더군요. 여의도 주변의 기사식당에서는 그런 이야기를 자랑스럽게 무용담처럼 떠드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는 물론 C군에 대해서는 전혀 모릅니다만, 전부터 문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렇게 글을 올려봅니다...."

  cf. 이런 걸 사람들은 '개드립친다'고 부른다.

  4. 문제의 연예인을 겨냥한 패러디가 등장하며, 그 연예인은 웃기는 일의 대명사가 된다. 연예인 본인의 잘못 여하와 상관없는 예를 들자면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하지 않았다”라는 말이 떠돌거나, cd breaker 같은 UCC가 올라오는 경우도 있다.

  5. 이 모든 전사를 깔고, 연예인이 자살할 경우.
  사람들의 반응은 호의적으로 돌아설 것이며, 동정론이 승할 것이다. 네티즌의 마녀사냥에 대한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 연예인이 저지른 잘못을 열심히 까던 인터넷 연예 뉴스들은 이 사람이 얼마나 괴로워했으며 어떤 비난을 받았는지에 대한 기사와 칼럼을 쓸 것이다. 이것은 이전의 비난과 관계 없이, 개인의 애정사나 질환이나 사채 등의 다른 이유로 자살했다고 해도 마찬가지일 것. 그의 죽음이 소진되는 과정에서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을만한 스토리가 날조될 가능성도 높다. 이 과정에서 그의 죽음에 일조한(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있을 경우, 그를 추모하는 에너지는 증폭되어 비난이 될 것이다.

  5-1. 네티즌에 대한 비난이 대세가 될 것이며, 동시에 연예 뉴스에 대한 공격도 계속 나오겠지. 싸이월드의 연예기사 베플에는 빈정거리는 내용과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내용이 동시에 올라올 것이다.

  5-2. 새로운 연예인이 이슈가 될 경우. 그 연예인이 어떤 잘못, 이를테면 음주운전이나 표절이나 군입대 관련 비리나 폭행 등을 저지른 상황에서 같은 패턴이 되풀이될 것이다. 특정 연예인이나 정치인 등에 대한 비난 글에는 '우리 좋은 리플을 답시다. 죽은 &&&를 생각해 보아요.' 와 같은 내용의 선플 달기 운동이 벌어질 것이다.

  6. 여당에서는 네티즌의 악성 댓글을 근절하기 위한 법률을 입안할 것이다. 자살한 연예인의 이름을 따 '&&& 법'이라고 불릴 가능성도 농후하다.

  6-1. 시간이 지나면 연예인의 팬이나 가족 측에서 '&&&법'이라고 부르지 않을 것을 청원할 것이다.

  7. 죽은 연예인은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 것이다. 그 해 연말에 '돌아보는 2009 연예가 결산'에 다시 언급되거나, 또다른 연예인이 자살 혹은 사망할 경우 '최근 안타깝게 목숨을 거둔 n명의 연예인'과 함께 다루어지는 것을 제외하고 매체에서 그 이름을 보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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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카리아